오늘도 정오의 산책을 즐겼어요
선호하는 산책로에는 인적이 드물고
키 큰 잡초들의 거세가
땅을 가로질러 반란하듯 누워 있네요
산 입구 길목에 흐드러졌던 꽃들
이별이 진행된 흔적만 자욱하고
바람도 숨을 죽이고 있어요
빠알간 열정이
주렁주렁 달린 듯한
보리수 나무
더욱 촘촘하고 빽빽하게
열매를 맺었어요
바람이 스치는 순간마다
밤꽃향기 흐드러진 체
산 속을 헤매고 있네요
오늘따라
부쩍
그리움의 키가 커져버리는 느낌이예요
멀리
서 있는 그대
불러봐도 대답 없고
소리쳐도 소용없는
햇살 따가운 정오의 산책길
지천으로 녹음만 짙어가고 있어요
그대 눈동자처럼 깊어가고 있어요
보고싶은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