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rcea Jul 13. 2020

일주일 만에 브런치 포기?

7월 3일, 브런치 작가 신청 신청

7월 7일, 브런치 작가 합격 통보

 

브런치 작가 활동을 시작한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나간다. 

애초에 글 쓰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매일 업로드를 하면 

조회수와 구독자는 알아서 따라오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던 것 같다. 

7일 간 매일 두 편의 글을 올렸지만, 하루 평균 조회수는 50 정도였다. 

글의 퀄리티와는 별개로, 애초에 조회수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글이 노출이 되는 통로는 어디일까 하며 브런치 전체를 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작가의 서랍'과 '내 브런치'만 주야장천 이용하던 나는 다른 탭들을 살핀 후 결론을 내렸다.


지난 일주일간 내가 쓴 글은 '브런치 나우'에서만 노출이 되었다. 

그것도 내가 글을 업로드한 그 잠시 동안만! 그 뒤로는 철저히 새로운 글들에 파묻혀버렸던 것 같다.


무지에서 온 결과와 그 허탈함을 뒤로하고, 

네이버와 유튜브에 '브런치 조회수', '브런치 구독자'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브런치 조회수와 구독자 관련 게시물들을 보며 부러움이라는 것이 폭발했다.

대부분의 게시물들은 '다음' 사이트 (https://www.daum.net/) 메인에 노출되어, 어느 날 갑자기 조회수와 구독자가 수직 상승하는 경험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흔히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주제와 카테고리를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제와 카테고리일수록, 자연스레 구독자와 조회수가 올라간다는 것이었다.


너무도 당연하고 옳은 말이다. 

그러나, 내겐 너무도 슬픈 사실이다.


나는 트렌드와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다.


2000년대에 노스페이스 바람막이와 메가스터디 인강, 가스비 왁스 없이 10대를 보냈으며,

흔한 브랜드들의 이름도 몰랐고, 연인과 비 스위트 같은 커플 어플조차 쓰지 않는 20대를 보냈다. 

4년 간의 직장생활 동안 자기 계발 서적 한 권 읽지 않는 직장인이었다.


오히려, EBS 인강으로 공부를 하는 반삭 스타일의 10대였고,

지갑 없이 카드만 폰케이스에 넣고 다니며, 스마트폰은 카톡과 전화 용도로만 쓰는 20대였다.

직장생활 내내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사고, 인디 밴드의 공연을 보러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자신 있게 내 주장을 펼치며 살진 않았지만,

밤이면 어김없이 글로 내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며 살아온 인생이다.


각종 브런치 관련 게시물들을 보다 보니 자신감만 떨어졌다.

결국, 나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주제들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불편하고 서러운 감정을 토로했다.

내 글은 사람들이 공감 못하는 주제 투성이라고!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그래서?
 너 브런치 그만둘 거야?

친구의 말에 정신이 화들짝 들었다. 

브런치 작가 합격했다고 기뻐하던 때가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브런치만큼 글쓰기 좋은 플랫폼이 또 어디 있다고...

친구가 덧붙여 말했다. 


그레고리 포터, 디온 워윅, 루시드폴, 박새별, 넬
네가 좋아하는 가수들? 대중적이지 않지만, 명품이야.
너도 똑같아.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네 글 써.


그가 내 머리에 도끼를 제대로 찍었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겠지. 

그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이 될 것 같다. 내 글은 내 만족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회수와 구독자에 상관없이 계속 글을 쓰려고 한다.

막상 결심하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손을 내밀어주는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