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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cea Feb 01. 2021

사소한 고민?!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종종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민상담을 요청받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늘 공통적으로 나오는 문장이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사소하다는 말은 어느새 그 고민으로 인해 힘이 들고, 괴롭고, 고통스럽다는 사람들의 입에서 고민거리에 앞서 가장 먼저 나오는 문장이 되어버렸다. 내 눈에는 그들의 고민이 전혀 사소해 보이지 않았음에도.


아주 사소한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 사소하다는 건, 그 사람의 생각일까 아니면 타인들의 시선일까?

나는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 고민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그 모든 것의 원인인 당신의 그 고민이 사소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나는 바나나킥이라는 과자를 너무도 좋아했다. 바나나킥은 500원이었고 나는 그 500원이 없었다. 어느 날, 바나나킥이 너무나 먹고 싶었다. 그로 인해 6살짜리 꼬마는 엄마한테 500원을 달라고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엄마에게 무언가를 사달라고 졸라본 적이 없던 나는 하루 종일 엄마에게 어떻게 하면 500원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고민했는데 도저히 답이 안 나왔다. 바나나킥이 먹고 싶은데 500원이 없었고, 엄마에게 500원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이 고민은 그 날 내 인생의 고민이 되었다. 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듯이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 고등학생이 된 나는 첫사랑에게 고백을 할지 말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그 고민으로 며칠을 앓았던 것 같다. 거절을 당하면 어떡하지? 다시 친하게 지낼 수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결국, 고민을 하다 하다 포기했을 때 첫사랑 그녀에게 고백을 받았고 모든 근심과 걱정이 날아갔지만, 그때의 그 고민도 한동안 내 세상을 흔들어 놓았다. 지금에 이르러서 돌아보면 내가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도 아니고, 국가 존폐의 기로에서 중대한 결정을 하는 왕도 아닌데 무슨 고민이 그렇게 내 세상을 흔들어 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누군가에게는 그 모든 고민과 걱정들이 때론 귀엽고, 가볍고, 무척이나 사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상황에 놓인 당사자에게는 그 사소해 보이는 고민이 그의 세상을 뒤흔들만한 고민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그의 입에서 나오는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라는 말을 듣는 게 참 안타깝다. 


그가 그 고민으로 인해 얼마나 힘든지, 고통받고 있는지, 안절부절못하는지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자신이 느끼는 그 모든 부담을 스스로 폄하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결국,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진심을 다해 깊이 있게 들어주는 것. 

고민의 당사자만큼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가능한 선에서 도와주는 것.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은 나를 믿고 그의 아픈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기에,

나도 그들의 믿음에 배반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사람 사는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을 삶으로 택했으니, 결국 나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하고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니, 절대 사소하다는 말로 그대가 짊어진 그 모든 것들을 스스로 폄하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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