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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Nov 28. 2022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으로밖에 살지 못한다

문제를 피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척하면 불행해진다.
해결 못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역시 불행해진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문제밖에 자리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거다.
행복하려면 우리는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행복은 일종의 행동이며 활동이다.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_[신경 끄기의 기술] 중


행복하려면 무언가를 해결해야 한다는 문장이 황당해 적어놓았다.

이런 세상인데 행복은 그냥 좀 하게 해 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럼에도 뭐, 다르게 생각하면 무언가를 해결하면 행복해진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특정한 시기에 적어놓은 이 글 아래 다른 문장들이 있었는데,

도대체 그때 즈음 왜 그렇게 행복에 대한 글들을 많이 모아뒀었는지 모르겠다.

행복이 좀 멀게 느껴졌었나?


세상이란 건요, 행복의 모습은 대게 거기서 거기로 비슷하지만 불행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답니다.
저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고통을 짊어지고 있어요.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다 똑같아요.
그러니까 당신만 무슨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고요.
만약 당신이 특별히 고통스럽다고 한다면 그건 그렇게 믿는 당신 스스로가 특별히 불행한 거예요.
_[파리로 가다] 중


모두가 저마다 자신만의 특별한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는 그 문장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살다 보면 자기 연민이 문득 튀어나오려고 하는 날들이 있는데, 그런 때에 내 감정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더더욱 이런 말들을 기억해낸다.

이기적이나, 나를 연민하지 않으려고 오히려 더 연민해야 할 것들에 집중하기도 한다.

아픈 날엔 죽은 사람을 떠올리는 등의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나는 나 스스로를 안쓰러워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 방식은 의외로 효과적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오로지 내 생각과 취향, 삶과 태도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타인과 사회가 재단한 틀에 억지로 맞추지 말고 자신만의 운명을 찾아내야 한다는 거죠. 정말 안타까운 일은 우리가 어릴 적 저마다 가지고 있던 꿈을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세상과 타협한 채 정말 하고 싶은 것, 진짜 자신만의 운명 같은 건 더 이상 찾으려 하지 않죠.
그런 걸 좇는 사람을 비현실적인 몽상가라 부르면서요.
그러나 어릴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으로밖에 살지 못합니다.
따라서 진짜 행복을 바란다면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이 아니라, 나의 운명, 나의 생각, 나의 태도를 찾고 지키는 일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어릴 때도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으로 밖에 살지 못한다.

이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분명 지금보다 나을 것이다.

모르기에 살아보지 않은 남의 인생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심지어 비난하기도 하는 게 아닐까.

진짜 행복을 바란다면 내 것을 가지라는 말에 한번 더 공감하며, 글이 참 안 써지는 오늘 글쓰기를 이만해야겠다.


자꾸만 문장 모음집에서 이렇게 문장을 빌려 쓰게 되어 유감스럽다.

도대체 글이 안 써지는 오늘의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고 들여다보면 결국 하나, 글쓰기에 앞서 분명히 해내야 하는 일을 미뤄두고 있다는 것이다.

종종거리지 말자 싶어도 아직 나는 이 정도의 인간이라, 어쩔 수 없이 조급한 마음을 가득 안고 남은 오늘을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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