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카페가 생겼으면 좋겠다

by 이월생

오늘은 [세상 끝의 카페]라는 책을 선택했다.

뭔가 머리를 비우고 싶은 마음에 선택한 책이었는데, 주제가 상당히 심오했다.

소설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책.


책이 던지는 질문은 아래 세 가지이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궁극적으로 인생에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한, 그러나 답을 찾기 힘든 질문들이다.

삶의 목적을 찾기만 하면 그 외의 것들이 그전만큼 중요해지지 않는다는 책의 내용도 공감했다.

그래서 나도 찾고 싶다.

태어날 때 이번 생에서 추구해야 하는 목적이 손이나 발바닥에 적혀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모두 자기가 가진 현재의 경험이나 지식 안에 갇혀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바로 ‘현재’입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그 어느 때보다도 쉽게 갖가지 정보라든가, 여러 분야의 사람들, 다양한 문화와 접할 수 있어요.
존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접근성의 한계가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가 그런 정보나 사람, 문화에 접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게 문제지요.

마음먹으면 다양한 사람,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살 수 있다.

갇혀있지만, 열쇠를 들고 철장 안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누구나 원하면 나가면 된다.

컴포트존을 놓을 결심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니지만 말이다.


광고사들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나 욕망을 목표로 하면 그들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꿰뚫고 있었답니다.
두려움, 욕망을 제대로만 공략하면 특정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요.

이걸 알면서도 나는 매번 무언가가 갖고 싶다.

꼭 최신 제품이 아니라 그냥 문득 갑자기 엄청 무언가가 가지고 싶다.

큐피드 화살을 맞은 것처럼 온종일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생각뿐이다.

이쯤 되니 혹시 나의 경우 삶의 목적이 그런 소비 부문에 세팅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심이 문득 들었다.

확률상 그저 욕망이고 욕심일 가능성이 더 크지만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은 사람들한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어요.
그들은 자기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고, 존재 이유를 충족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죠. 그리고 존재 이유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케이시가 배경 이론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우며 자랐건, 어떤 광고를 접하며 살았건, 그리고 일에 치여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건,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난 이걸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 주변 상황이 내 인생에 온갖 영향을 미치는 걸 내버려 두었던 겁니다. 내 운명을 다른 사람이나 다른 존재가 멋대로 좌지우지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적극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운명이 나를 흔들어버리죠.

내 인생은 내 것.

원하는 곳으로 가서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든다.

책은 자꾸만 나를 멀리 가게 밀어낸다.

핑계 대지 말라고, 그냥 하라고 하고 말하라고 다그친다.


아래 두 가지 에피소드는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묶어놓았다.

만약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내고, 그 존재 이유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산다면 돈이란 것이 지금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지요.
항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면 어떨까? 내가 항상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산다면 어떨까?
그러다 문득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 돈은 어떻게 벌죠? 뭔가를 잘한다고, 뭔가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일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일에 대한 보수가 늘 넉넉할까요?”
“알았어요. 그럼 돈과 관련해서 최악의 상황을 한번 생각해 볼까요? 여기 존재 목적을 충족시켜 주는 일을 찾아낸 사람이 있다고 쳐요. 그 사람은 그 일을 하며 평생을 살죠. 그게 바로 자기 존재 이유인 걸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일을 한다고 해서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해요. 세상에, 정말 비극적인 일이죠. 그럼 그 결과를 한번 상상해 보세요. 평생 존재 목적을 충족시켜 줄 만족스러운 일을 하면서 살아왔어요. 자신의 존재 목적을 알았기 때문에 항상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왔는데…….”
케이시는 여기서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65세가 되고 보니까, 퇴직 후 살아갈 자금을 넉넉하게 저축해두질 못한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할까요? 그렇다면 그냥 그때까지 해왔던 대로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살아야겠네요, 쯧쯧. 세상에 그렇게 비극적인 일이…….”
이 말을 할 때쯤 케이시의 목소리는 냉소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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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저는 정말 미친 듯이 살았습니다. 낮에는 직장에 다니고 밤에 야간 대학원을 다녔죠.
그리고 남는 시간은 줄곧 트레이닝을 하면서 프로 운동선수가 되려고 비지땀을 흘렸습니다.
한 2년 반 동안 거의 모든 순간이 빈틈없이 짜인 스케줄에 따라 빡빡하게 돌아갔죠. 그렇게 살다가 대학원을 졸업할 때쯤 직장을 그만두고 여름 동안 좀 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새 직장을 구해놓고 9월부터 출근하기로 한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친구랑 졸업 축하 겸 코스타리카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코스타리카로 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어요.

열대우림을 가로질러 하이킹도 하고, 야생동물도 보고, 새로운 문화에 흠뻑 젖어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방금 나무에서 딴 싱싱한 망고를 먹으며 통나무에 앉아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을 바라보았죠.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해변이었습니다.
우리는 오후 내내 욕조 물처럼 따뜻한 바닷물 속에서 완벽한 파도를 타며 보디서핑을 했어요.
그리고 석양이 질 무렵엔 하늘이 파란색에서 분홍색, 오렌지색, 붉은색으로 바뀌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정말 환상적인 장면이었을 것 같아요.”
“정말 멋졌어요. 그때 해 지는 장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내가 1분 1초를 아껴 전력투구해 살아가던 그때에도 태양은 똑같은 모습으로 지고 있었겠지.
몇 시간 비행기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려오면 천국이 바로 옆에 있는데, 나는 그런 천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살았던 거구나.
천국은 2년 반 동안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수백만 년, 아니 그 이상 되는 오랜 세월 동안 여기 있었을 테고, 해는 그렇게 매일 아름답게 지고, 파도는 밀려오고 있었겠지.’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내 존재가 아주 작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문제, 스트레스받았던 일들,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 그 모든 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인생을 사는 동안 내가 무엇을 하든, 내 결정이 옳든 그르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라도, 여전히 그 해변과 석양은 그대로일 거란 생각이 들었죠. 내가 죽고 난 이후에도 말이에요.
거기 앉아서 그토록 황홀하게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 자신이 엄청나게 큰 존재의 극히 작은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내가 지금까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라면,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것은 대체 무엇일까? 내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왜 여기 있는 것일까?

결국 내가 왜 사는지, 뭘 위해 살고 싶은지를 알게 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이야기.

수백만 년 그대로인 석양과 파도 태양을 떠올리며, 너네들도 좋아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으라는 이야기.

뜬구름 잡는 소리라기엔 예시가 구체적이다.


돈을 안 벌어도 만족스러울, 하는 내내 행복하기만 할 그런 일이 내게는 무엇일지 이 책을 읽으니 너무너무 궁금하다.

나도 몹시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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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1 실천.

나는 지금 왜 여기 있는지, 매일 내게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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