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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May 15. 2023

마음을 세탁할 수 있다는 발상

오늘의 책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메리골드라는 제목과 달리 인물의 이름이나, 책 속 상호명들은 친숙했다.


이 책은, 메시지를 은은하게 전달하지 않는다.

천년을 넘게 산 사람이라는 설정의 주인공이, 이 책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전부 전해준다.


사는 거, 너무 두려워하지 마. 그날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장담할 수 없는 너무 먼 미래의 일도 생각하지 마. 미리 걱정하지 마. 그냥 오늘을 살면 돼.
오늘 하루 잘 살고, 또 오늘을 살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을 사는 거야. 그러면 돼

신의 영역은 신의 몫으로.

요즘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말이다.

불현듯 말도 안 되는 불안감이 나를 잠식할 때마다 떠올린다.

일어날 일은 내가 아무리 걱정해도 일어난다고. 그러니 쓸데없이 불안해하지 말고 신의 영역은 신의 몫으로 남겨둔 채, 부디 신경을 끄자는 생각을 말이다.


우리는 사랑을 잃으면 울고 아파한다. 하지만 가장 슬픈 건 사랑으로 행복했던 기억들 때문에 그가 미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기억 속 우리는 사랑으로 웃고 있다.

이 문장은 언제 누굴 떠올리며 읽는지에 따라 다르게 읽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삶에서 어떤 우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기도 한다.
그 순간에 꼭 만나야 하기 때문에 만나고, 그곳에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나에게 지금 벌어지는 일도 필연인 걸까.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면 언젠가 만나지고, 꼭 가게 되는 곳이면 노력 없이도 언젠가 닿게 되면 좋겠다.


-


마음을 세탁할 수 있다는 발상이 기발했다.

다만 좀 아쉬웠던 건, 주인공이 너무 자신의 말을 정답처럼 말한다는 점이었다.

판타지를 판타지로 보면 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해서, 살아본 적 없는 남의 삶을 다 아는 것처럼 조언하는 주인공이 가끔 눈치 없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책 속 인물들은 해당 조언에 만족했으니,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가벼운 판타지 힐링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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