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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May 24. 2023

[읽는 넷플릭스]_투더본 TO THE BONE

#7

2017년 | 미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포일러 포함

한줄요약 :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 일은 셀프다.


이 영화는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거식증 하면 단순히 마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는 몸 안에 칼로리가 들어가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들로 그려졌다.

몸무게가 늘고, 몸에 살이 붙는 것에 대한 강박을 갖고 살아가며 무언가를 먹은 날에는 운동을 하거나 토를 해야만 잠에 들고, 잠들기 전에는 팔이 엄지와 중지로 만든 원안에 들어가는지를 매일 체크하곤 한다.

그런 식의 체중체크는 상상도 못 했던 터라 굉장히 놀라면서 영화를 봤다.

속옷을 입고 나온 장면은 마른 것을 넘어 뼈 말고 남은 게 없어 보일 정도였다.


영양주사의 칼로리까지 계산하며 살아가는 주인공과 치료받는 다른 이들을 보면서 섭취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을 보고 절제가 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지는 않았다.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정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을 해치면서도 그런 행동을 멈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비교적 심플하다.

불안한 이혼가정에서 온전히 사랑받지 못해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 엘런이 자신의 섭식장애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체중이 줄어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르는 지점에서 몇 번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엘런은 거식증 치료로 유명한 베컴박사를 만나게 된다.

그의 독특한 치료방식은 음식이 아닌 삶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엘런은 초반에 그를 의심하지만 이내 그의 치료법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베컴 박사는 개개인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에 대해, 그런 삶을 사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깨우치도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찾아낸 삶의 이유만이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하고, 스스로를 말려 죽게 만드는 일을 멈추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엘런이 가족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또 죽음에 대한 환상 때문에 섭식장애를 알면서도 고치지 않음을 꿰뚫어 본 베컴박사는 그녀에게 말한다.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말라고. 남의 관심을 구걸하지도 말라고. 네 의지로 스스로 행동하라고 말이다.

많은 일을 경험하며 결국 엘런은 남은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정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나 스스로를 살리거나 죽이는 선택은 나밖에 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담긴 영화였다.

거식증이 얼마나 위험한 질병인지 영화를 보기 전엔 사실 잘 몰랐다.

그저 좀 안 먹는 게 무슨 문제가 되나 싶었는데, 역시나 너무 아는 게 없었던 것이었다.

신체는 더 태울 지방이 없으면 근육을 쓰고, 근육조차 남지 않으면 장기를 태운다고 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한번 더 들었다.

결국 각자 살아갈 이유는, 자신만의 이유는,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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