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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May 28. 2023

'장사의 신'이라고 불리는 사람

[장사의신 ; 200쇄 기념 블랙에디션]이라는 표지를 보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장사의 신을 넘어 이제 출판이 신이기도 하구나.

200쇄라니. 믿어지지가 않는 수치다.

그만큼 좋은 경험들이 담겨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했는데, 역시나였다.


꼭 손님이 나뿐인 시간의 이자카야에서 사장님의 성공 스토리를 전해 듣는 느낌이었다.

장사는 ‘인생을 즐기기 위해’ 하는 거니까, 도시에서 열든 지방에서 열든 항상 ‘어디가 더 행복할까?’를 위주로 고민해. 어디에서든 자신이 살아가기 즐거운 터전을 꾸려가는 사람이 가게도 성공시킬 수 있어.

이 분은 장사를 재밌는 인생을 살기 위해 한다고 했다.

'인생을 즐기겠다'라는 삶의 목적을 가지고 수단으로써 장사를 선택한 느낌.

그래서일까, 이 저자는 여타 다른 영업서처럼 사람을 몰아세우지 않는다.

행복하려고 하는 게 장사라는 것이다를 당연한 기본값으로 두고 팁들을 알려주신다.


객 단가(Customer transaction, 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를 올리고 싶을 때 보통 메뉴 가격을 내려서 손님에게 어필하려는 가게가 있는데 말이지. 난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아. 가격 인하는 한시적으로는 좋아도 지속적으로 팔 수 있는 방법은 아니거든.
낮춰버린 가격은 그 당시에는 “와, 싸다!” 할지 몰라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당연’ 한 게 되어버려. 그러면 손님들 눈에 더 이상 그 메뉴가 매력적으로 비치지 않지. 따라서 손님들로 하여금 ‘싸니까’가 아니라 ‘먹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안정적으로 팔리는 메뉴가 될 수 있는 거야.

저렴한 가격은 어느 순간 당연한 게 되어버린다는 말은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억해둬야 하는 말인 것 같다.

싸서 먹는 음식이 아니라 먹고 싶어서 찾는 음식이 불경기에도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어떤 때라도 경영자나 점장이 절대 입에 담아선 안 되는 건 ‘한가하다’는 말, 바로 이 한마디야.
이건 친구끼리라도 말해선 안 돼. 가령 갓 독립한 직원 가게에 우리 가게 애들을 데리고 견학을 가보려 한다고 쳐. 그때 우리 아이들이 “가게는 좀 어때?” 하고 물었는데 “너무 한가해서…….”라고 한다면 안 가 봐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겠지. 엄청나게 붐벼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야. 똑같이 한가하더라도 “아직은 좀 여유가 있어서 제대로 대접해 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네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주인의 가게라면 ‘한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지. 손님이 한 손으로 셀 정도밖에 없다 하더라도 “단골이 몇몇 생겼는데 정말 좋은 분들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가게는 정말 한번 보러 가보자 싶어.
무슨 말이냐면, 자신의 가게를 찾아와 준 손님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야. 단 한 명의 손님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에게 감사하고 정성을 다한다면 절대 ‘한가할’ 리가 없지 않겠어?

이 구절을 읽고 이런 마인드로 운영하는 가게가 있다면 나라도 단골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한가하다가 아니라 단골이 몇 생겼는데 좋은 분들이라고 답하는 주인이 있는 가게라면 분명 음식의 맛과 상관없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올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손실 나는 게 두려워서 재료를 아끼지 말고, 가게의 평판이 생길 때까지 적어도 6개월 정도는 본전만 찾는다는 각오로 재료를 준비해둬야 해. 그런 자세가 좋은 가게를 만드는 거라고.   
손실이 나지 않으려고 움츠러드는 장사를 할 게 아니라, 손실이 나더라도 제대로 해보겠다는 생각. 그렇게 함으로써 가게의 실력이 붙게 돼. 손실을 신경 쓸 정도라면 애초에 가게를 내지 마. 난 그렇게 생각해.

즐거우려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 오는 손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저자의 솔루션은 이렇듯 매번 손님에게 좋은 쪽이다.

그게 결국 운영하는 사람에게도 좋다는 사실을 몇 번이고 반복해 강조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알 수 있을 거야. 가령 백엔숍이 생겨도 세상 모든 상품들이 100엔이 된 건 아니잖아.
고급 제품들도 잘 팔리고 있어. 조금이라도 싼 간장을 찾아 슈퍼에서 특판 제품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지나 원재료에 신경 쓴 비싼 간장을 사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자면 세상의 가치관은 단 하나가 아니라는 거야.

세상의 가치관은 단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장사하기에 앞서 꼭 알아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이자카야를 오픈할게 아니라면 엄청 유의미한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을 대하는 자세라던지,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져야 하는 태도 등은 어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든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다.

왜 이 책이 200쇄나 판매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만큼 기본에 충실함을 강조하는 책이었기에 무슨 일은 도전하기에 앞서 잘 된 사람의 태도를 엿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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