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나는 이발을 잘 하는 셀프 미용사다.
지금 내가 요양보호사 일로 찾아가는 할아버지 어르신의 머리를 깎아드리다가
어느새 이발기계 사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었다.
이젠 염색도 이발도 거뜬히 스스로 해결하니
번잡한 미용실에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꽤나 비싼 비용도 아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그 돈으로는
어르신들께 적지만 맛난 간식도 사드리기도 하고,
몸이 불편한 내 동생에게 용돈을 보태주는 여유도 생겼다.
때로는 남편의 머리도 내가 직접 다듬는다.
한참 정리하고 나면, 남편은 웃으며 말한다.
전문 이발사보다 더 깔끔하게 잘 하는것 같다고 칭찬도 한다. 처음에는 나의 솜씨를 믿지 않았다
지금은 서서히 미용사 일도 하고 싶어진다 요양병원을 찾아다니면서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 머리를 말끔하게 깎아 드리면 내 마음속의 잡념도 깨끗하게 씻어지는 기분이기 때문에 어느덧 이발하는 재미가 생겼다. 그리고 내가 셀프 미용사가 된 것에는
나름의 기특한 계산이 있다.
덜 쓰고, 더 나누는 것.
그것이 나의 방식이다.
가끔 누군가 내게 말한다.
“넌 너무 돈 욕심이 많은 것 같아.”
아마도 내가 늘 일에 몰두하고
틈틈이 아르바이트까지 한다는 얘길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욕심’처럼 보였겠지만
그 속엔 나의 사람들을 향한 ‘마음’이 있었다.
나는 큰 부자가 아니지만,
나눌 수 있는 손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기쁨이다.
법정 스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지되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다시 세상에 되돌려주는 것이다.”
나는 이 말이 좋다.
소유란 내 그릇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이에게 덜어주는 미덕이라 믿는다.
내 머리를 내가 다듬고,
남편 머리도 내가 다듬고,
그렇게 아낀 시간과 정성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 한 끼가 되고,
용돈 봉투가 되고,
환한 웃음이 된다면
이보다 더 멋진 삶의 기술이 어디 있겠는가.
나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건 거울 속 머리칼이 아니라 내 순수하고 욕심없는 마음이다
이제는 더 이상
화려한 헤어스타일이나 비싼 염색약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내 손끝으로 다듬는 숨어 있는 미용기술
그 안에 묻어난 정성과 사랑,
그게 나를 더 단정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오늘도 나는 거울 앞에서 생각한다.
"나는 소박하게 아껴 쓰고,
기꺼이 나눠주며 살아가고 있구나."
그 마음 하나면, 세상에서 가장 단정한 미용실이
바로 내 마음속에 있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