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좋아하는 것들

아들에게 쓰는 편지

by 글쓰기바라봄

너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기록하며

너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남긴다.

사랑해 아들.


너와 함께한지 4022일째 날


너는 참 단순하고 맑고 밝게 자랐다.

걱정하거나 신경쓰는 것이 거의 없는 아이, 심지어 누군가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대회에 나갈 때도 떨지 않는 그런 아이로 성장해 주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늘 가슴이 콩닥거렸던 엄마는 널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


오늘은 니가 11살 무렵 좋아했던 것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너는 참 먹는 것,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최근에는 회전초밥 집에 빠져있어. 시간만 나면 그곳에 가려고 하지. 엄마도 20대에 아빠와 추억도 있고 예전에는 회전초밥을 좋아하기도 했어서 가고 싶어하는 너의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 자주 가고 싶어하는 널 보며 말리기도 하고 그러고 있어. 회전 초밥집에 가서 먹으면서 접시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산하면서 먹는 너를 보면 괜히 눈치보고 마음껏 먹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더 먹어 하기도 하면서 마음 속으로 계산을 하는 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해.

맛있는 초밥이 나오면 나에게 두 개 중에 하나를 먹어보라고 건네주는 니가 고맙기도 하고, 챙겨줄 때마다 속으로 매번 감동한단다. 엄마는 왜 이렇게 조금 먹냐며 이야기 하는 너를 보며, 우리 아들을 참 입이 쉬질 않는 구나 라는 생각도 해. 초밥을 다 먹고 나서 후식으로 디저트를 3접시나 먹으려는 너에게 여기는 디저트 먹으러 온 데가 아니지 않냐고, 디저트는 나가서 사줄테니 초밥을 더 먹으라고 팍팍하게 구는 엄마 스스로를 반성하기도 한단다. 엄마는 너와 회전초밥 하나를 먹으러 가서 참 많은 생각을 하는 구나. 이 글을 쓰면서 가고 싶을 때 더 자주 가줘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우리 조만간 회전 초밥집 또 가자.


너는 그런 아이야.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자꾸 그것만 하고 싶어하는 아이. 맛있으면 또 먹고 싶어하고 좋은 곳에 한 번 갔으면 또 두번 세번 가고 싶어하는 아이.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한 그런 아이. 자기 생각이 분명한 아이라 엄마는 좋을 때가 참 많아. 그런데 또 가고 싶은 곳을 매번 또 데려가야 하나 하는 그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참 부모역할을 한다는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너는 메가커피 가는 것도 참 좋아해. 새로 나오는 음료를 먹어보고 싶어하고, 시즌별로 나오는 메뉴를 기억하기도 하고, 정말 자주 가고 싶어하지.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아 매번 사달라는대로 사주지 않는 엄마에게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또 매번 다시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니가 엄마는 참 웃기다.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은 무엇이냐고 묻고, 저녁에 자기 전에 내일 아침이 뭐냐고 묻는 정말 먹는것에 진심인 아이. 잘 먹어서 잘 크나봐. 정말 너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매일 매일이 놀라워.

오늘도 너는 맛있는 푸딩을 먹고 싶다고 했고, 우린 그걸 사러 편의점에 갔지. 편의점에 가면서 엄마는 너에게 자꾸 단걸 먹어서 키가 안 크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어린 이야기를 했어. 그런데 너의 반응은 너무나 편하고 맑고 밝게 작은대로 살면되지 뭐. 하더라. 어쩜 이렇게 걱정이 없는지. 너 진짜 신기해.


생각해보니 너를 키우면서 내가 가졌던 생각 중에 한 가지가 떠오른다. 키가 작아도 키 작은 걸 콤플렉스로 느끼지 않는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 정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너가 생각대로 되었네. 참 고맙고 감사하다.


엄마는 요즘 많이 크고 생각과 감정이 분명해진 너에게 조금 서투르게 단호하게 이야기 하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널 키우고 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너의 존재에 대한 감사와 너가 잘 크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너를 글로 기억하고 싶다.


더 크기 전에 소중한 시간을 남기려고해.

사랑해.

무럭무럭 크는 널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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