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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by 잇슈


인간의 감정이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느낄 감(感)과 뜻 정(情)이 만나

하나를 이룬 것처럼

손에 쥘 수 있는 형태가 아니고

그저,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작용일 뿐이니까.


마치 보름까지 차올랐다

다시 또 기우는 달에

초속이라도 걸은 것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어찌 쥐락펴락 할 수 있을까.


나는 못한다. 그런 성인(聖人)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불현듯 이름 모를 감정이 치밀어 오를 때면

그대로 가만히 지켜보고는 한다.


못 하는 건

진짜 못 하는 게 맞다, 라고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기로 했다.


나로부터 비롯되는 모든 것들은

그게 무엇이든

인정하는 순간 삶이 편안해진다.


기쁨도 노여움도

슬픔도 즐거움도

결국 내게서 태어나

또 나에게로 사라지는 것들이기에


하늘과 바다

해와 별과 같은

자연적 존재와도 같이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인정하기로 했다. 그 형형한 실존감을.


모난 돌 같이 솟아난 감정도

고운 비단 같이 결이 부드러운 감정도

결국 모두 내 안의 내 파편이기에

나를 이루는 일부가 맞노라고

두 팔 안에 한 아름 끌어 안아주며 살아가기로 했다.


이 생에서 눈을 감는 날

결국 끝까지 내 곁을 지켜주는 건

온전히 나 하나라는 것을 아니까


나를 구성하는

소소한 조각 하나도

놓치지 않고 또 잃어버리지도 말고


그렇게 눈을 감는 그날에

평생의 과업과도 같은

완전한 나를 완성하여

그제야 모든 걸 가졌노라 당당히 외치며,

다음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고자 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


https://blog.naver.com/ishout292/22380583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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