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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띔해 주고는 한다

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by 잇슈


가끔씩 타인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입 밖으로 나오는 단어들을 통해

그 사람이 지닌 상처나

그 사람이 당한 폭력의 흔적이

선연하게 그려지는 경우가 있다.


그중 가장 가슴이 아픈 말은

피해자들이 자신을 탓하는 말을 할 때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이


제가 잘못해서 맞은 거예요

제가 대들어서 혼내신 거예요

제가 좀 사고를 많이 쳐서 그래요


라고 말할 때이다.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반응.


아이들의 순수함이란

자신이 아이이기 때문에

성인보다 어리기 때문에

자신들의 말이나 행동이 당연히

성인보다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당한 폭력에 대하여

자신에게 폭력을 가한 어른을

감싸듯 말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부모들을.


아이가 부모에게 갖는 사랑은

이다지도 맹목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우리가 기억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래서 나는 때때로 가족상담 때,

특히 부모상담 또는 부모교육만 하게 되었을 때,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데.


'어머님은(아버님은) 충분히 당신의 아이에게 사랑받고 있으세요.'


가정 내에서 사랑받는 존재가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충분히 그러하다고.

귀띔해 주고는 한다.


그들의 어리둥절한 표정 앞에서.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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