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웃음 뱉어본다

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by 잇슈


혀 끝을 감도는 음식의 맛은

언제나 추억을 동반하고는 한다.


국수와 칼국수

나의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셨고

또 자주 해주셨던


어머니는 그 음식이

자신이 가난했기 때문에

그 시절에 먹었던 음식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 시대의 이야기를

지금은 상상이나 할 수 있으랴


당장 지금 살고 있는

나의 집 근처만 해도


평일 점심때마다

혹은 주말마다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국수와 칼국수 맛집들이 한둘이 아닌데.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달라지고

어떤 시절은 누군가의 과거가 되면

이렇게나 평등해질 수 있는 것을


인간이란 존재는 어째서

끊임없이 서열을 세우고

신분을 나누려고 하고


또 어떤 것들은 부의 척도로

또 어떤 것들은 가난의 척도로

구태여 구분 짓고 싶어 하는 것일까.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이 지나야

더 많은 존재들이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어쩌면 이 안타까움이야 말로

결국 그러한 현실에서

얽매여 사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으니


숱한 외부의 시선들과

사회의 잣대에서의 자유를 꿈꾸며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의 의지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나니,


헛웃음 뱉어본다.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이 시릴 정도로 눈이 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