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도 야속하게

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by 잇슈


때때로 누군가를

아무렇지 않게 상처 입히는 말들이 있다.

최근에도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상처 주는 걸 보았다.


너는 왜 친구가 없어?


그 말을 들은 아이는

그 말을 한 다른 아이를 보며,

뭔가 목에 걸린 듯한 표정이 되었지만

결국 아무 말하지 못하더라.


어떤 사람들은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나쁘다, 여기지만


나의 경험에 의하면

오히려 그들의 공격성은 투명해서

눈에 보이니까

피할 수 있기라도 하지


다정하게 혹은 차분하게

어떤 문제의식 없이 던지는 말들이

되려 더,

누군가를 무자비하게 짓누를 수 있다는 걸

나는 너무나도 많이 보았고, 또 당해보았다.


살면서

단 한순간이라도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다만 그 사람의 몸에 박힌

가시의 형태가 다를 뿐이지


확연하게 상처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말들은

금방 빼낼 수 있는 눈에 띄는 파편이지만


그게 정말 내게 상처였는가

소처럼, 여물을 반복해서 씹고 또 씹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는 진짜 상처인 말들은


무의식적으로 내게 의문사가 되어


내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또 머리로 오고,

다시금 어떤 장면을 반복해서

되뇌게 만드는데


어째서 우리는

계속 눈에 띄는 상처에만

집중하려고 하는 것일까


무심히도 야속하게.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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