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를 사칭한 전화사기가 먹힐 수 있는 이유는 누구나 아는 검찰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미디어가 묘사한 검사들을 떠올려보는 수준인데, 의협심이 넘치거나(ex.비밀의 숲, 강철중, 내부자들) 정반대로 젯밥에 눈이 먼 캐릭터(ex.부당거래, 더킹) 혹은 그 중간쯤으로 묘사되는 식이다. 결국 차가운 피가 흐르는 검사의 모습만 강조되고 고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그친다.
금감원 홈페이지에 대응법을 홍보하며 경각심 높일 문제가 아니란 이야기다.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고압적이지 않다는 말 한마디가 어려운가. 언론이란 최소한의 접촉면이라도 확보해 친숙한 이미지를 형성해주길 바라는 건 지역에선 더더욱 사치다.
검찰 내부구성원 누구든 "우리 그렇게 조사 안 합니다. 그러니 그런 전화 과감히 끊어주세요"라는 강력한 말 한마디를 원했다. 그들 입에서 나오는 날 것 그대로의 힘 앞에 검찰을 흉내내기 바쁜 벌레놈들이 힘이나 쓸 수 있을까. 그러나 아침에 요청한 인터뷰는 예상대로 실패했고, 뉴스 제작이 다 끝나고 나서야 저녁에 메일 한통이 날아왔다. 자막을 갈아 끼우긴 했는데 문제는 반복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