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환경 운동가는 미술관에 들이닥친다. 동물권 활동가는 고기집을 공격하고, 장애인 활동가는 출근길을 점거한다.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대중을 각성시키려는 것인데, 과연 이런 행동을 보고 설득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시위를 벌이는 당사자는 자신들의 성과를 측정해 본 적이나 있을까. 독재를 꿈꾸지 않는다면,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설득에는 합리적인 방식이 있다. 타인의 일상을 방해하고 타인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다짜고짜 공격하는 행위는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사회정의 외에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느정도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목적 - 합리적으로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에서 본다면, 사람들을 사회정의 지지자로 만드는 데에 도움되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은 내심 사회정의가 아니라 다른 목적을 원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 목적은 자존감 벌충일 수 있고, 후원금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무분별하게 자기 생각만 표출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만족시키고 싶을 뿐일 수 있다. 정의와 이기심의 경계가 흐릿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