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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Mar 12. 2023

자유주의는 그런 게 아닙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설명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고작 하이에크 책 한 권 읽고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자유주의는 몇 가지 핵심 원칙에 동의하는 사람을 광범위하게 포괄할 수 있는 빅텐트 사상이지만, 특정 사상가를 아이돌처럼 흠모하는 K - 자유주의자에게 이런 역사적 사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칭 자유주의자들에게 프랜시스 후쿠야마 선생의 [자유주의와 그 불만]을 강권하고 싶습니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딴지를 거는 태도는 자유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광신적인 것입니다. 자유주의는 자유지상주의도 아니고, 시장만능주의도 아닙니다. 사회 전체에 법을 강제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있는, 강력한 국가가 있을 때에만,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자유와 재산권을 지킨다면서 특정 계급의 이익만 보호하는 정부는 그닥 자유주의적이지 않습니다. 사회적 평화와 안정, 계급 간 균형을 달성하지 못하면, 자유는 사상누각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닙니다. 내 소유물만 지키려는 태도는 자유의 적입니다.

"'개인적 책임'이란 아이디어는 참된 통찰에 기초한 자유주의적 개념이지만, 신자유주의자들에 의해 극단적인 방향으로 실행되어 왔다."

"자유주의는 적절하게 이해될 때 국가에 의해 제공되는 광범위한 사회적 보호와 양립 가능하다. 개인은 물론 자신의 삶과 행복에 대해 개인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다른 한편 개인의 통제를 넘어선 여러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 수 많은 상황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에게 일하는 동안 연금을 저축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그들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아니라, 장기적 차원에서 그들의 자유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확장된 복지국가들이지만 국가 영역이 상대적으로 더 작은 미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유주의 사회이다."

"정부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과도한 적대감은 명백히 비합리적이다. 국가는 공공재를 공급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데, 시장은 그 자체로 일기예보부터 공공의료, 법원 체계, 식품과 제약 안전, 경찰과 국방에 이르는 공공적인 것들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국가의 크기는 그것의 질보다는 덜 중요하다."

"아무리 엄격한 중앙 계획이 자기 손실을 야기한다 해도, 예를 들면 일본 혹은 한국과 같은 나라들에서 고도 성장기에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것처럼 국가는 종종 돕고 조율하는 기능을 해 왔다."

"인터넷은 탈집중화된 네트워크로 남아 있지 않고 두세 개 거대 기업들에 의해 장악되었는데, 이들의 권력에 성공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정부뿐이다."

- 프랜시스 후쿠야마, '자유주의와 그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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