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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May 12. 2023

생시몽주의 요약

능력에 따라, 기여한 만큼

생시몽주의자의 경제 원칙은 '능력에 따라, 기여한 만큼'이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됩니다. 풀이하자면, 능력에 따라 생산수단과 직업을 갖고, 기여한 만큼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시몽은 자유방임과 무질서한 경쟁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생산력을 낭비한다고 여겼습니다. 그 대안으로, 사회 전체가 하나의 산업체, 하나의 기업처럼 조직되어 소득 뿐만 아니라 재산과 일자리도 능력주의 원칙에 따라 계획적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생시몽은 은행가가 사회 전체의 조직화를 담당하게 되리라고 예견했는데, 이는 투자은행과 중앙은행, 세계적인 금융화 현상으로 어느정도 실현되었습니다.

생시몽은 사회가 질서 있게 조직되어 재화를 생산한다면, 생산력이 극대화되어서 분열과 빈곤, 도덕적 타락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습니다.

여기서 생시몽주의와 마르크스주의의 가장 큰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마르크스주의자는 근대 사회가 유산 계급과 무산 계급으로 분열되었고, 무산 계급이 계급 투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반면, 생시몽주의자는 조직화를 통해 계급 투쟁을 막고 사회를 통합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생시몽주의자에게 계급 투쟁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니라 사회를 무너뜨리는 위협이었습니다.

생시몽이 꿈꾼 '조직화'를 고스란히 실현하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생시몽 사상은 선구적인 원칙과 혜안을 담고 있었지만,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생시몽 사상에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능력에 따라, 기여한 만큼'이라는 생시몽주의 원칙은 불공정과 실업에 지친 우리에게 아직도 유효합니다. 선진적인 자본주의 사회가 달성한 것처럼, 경제는 다른 원칙에 따라 다시 조직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새 원칙에 따른 합리적인 재조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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