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완 May 21. 2023

동학농민운동, 굳이 기념해야 할까요?

현대 민주주의자가 동학농민운동을 기념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동학농민운동은 그 시대에 흔했던 농민 반란 중 하나입니다. 반란군은 사회정의와 민주화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반란군은 자애롭고 강력한 왕이 간신을 쳐내고 바르게 통치하기를 바랐을 뿐, 프로이센식 입헌군주제에도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동학 반란군의 요구가 개혁안에 반영되었다고 해서 다른 농민 반란과 다르다고 이야기하는데, 원래 백성의 소리를 듣는 일은 유교 군주제에서 기본 가치였습니다. 중국에서는 농민 반란이 아예 새 왕조를 개창한 사례가 많은데, 중국 밖에서 이런 농민 반란을 근대적인 민주주의, 사회정의와 연관짓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근대적인 동학 반란은 다른 농민 반란보다 효과적이었을 뿐, 민주주의의 발전이나 사회정의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을 우리나라의 자생적 민주주의 운동으로 보는 것은 편향된 약자우선주의일 뿐입니다. 단언컨대 동학농민운동은 수평파 운동도 아니고 차티스트 운동도 아닙니다.

작가의 이전글 노무현 대통령 다시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