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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화 Jan 03. 2023

달리기만 한다고 비를 피할 수 있나요

괴로운 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

우리를 괴롭히는 일이 있다. 그건 잊고 산다 해도 이따금 떠올라 발목을 잡는다. 떠올리다 보면 눈물이 차오르고 숨이 막혀 생각하기 싫은 일. 그런데 그 문제는 쏟아지는 비와 같아서 달리기만 한다고 피할 수 없다. 비를 피하기 위해서는 우산을 써야 한다. 우산을 쓰는 일은 비가 그치지 않아도 그 아래를 묵묵히 걸어갈 수 있게 한다.


나는 이 우산이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건 괴로운 일에 직면하여 나를 보호하는 방법이다. 우산을 쓴다고 비가 그치지 않듯이, 글을 쓴다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글을 쓰면 그 일에 대해 내가 가져야 될 태도가 정리되거나, 상대방이 왜 그러는지 혹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건 나만의 보호막이 생기는 일이다. 우산을 쓰면 더 이상 비를 맞고만 있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글을 써보면 좋겠다.


1. 나를 괴롭히는 일을 있는 그대로 적어본다.
-감정은 빼고 있었던 사실을 적는다. 이때 구체적일수록 좋다. 무엇을 보고, 듣고, 만졌는지 생생하게 적어보자.


2. 나에게 미친 영향을 적는다.
-그 일이 일어나고 내가 든 생각, 감정, 고통을 쏟아내 보자.


3. 그 일을 재해석해 보자.
여기서부터 중요하다. 나를 괴롭게 했다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그 일의 본질과 의미를 풀어내자.

사람 때문이라면 그 사람이 왜 그랬을지,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길래 내게 그러는 것인지 생각해 보기. 스스로가 미운 일이라면 무엇 때문에 내가 미운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뭔지 내밀히 들여다보자.

그렇게 적다 보면 그 일들이 내게 준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럼 꼭 괴롭기만 한 건 아니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라면 우선 있는 그대로 놔두자. 오늘은 그만큼이면 됐다고 말해주고 싶다. 세상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도 종종 있으니깐. 그 시간을 견뎌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말로 고생했다. 당신에게도 우산이란 보호막이 생기길 발리니 비를 피하려면 달리지 말고 우산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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