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번 써봅시다> / 장강명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장강명 작가님의 에세이를 연달아 두 편 읽게 되었다. 이번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구매했다. 나는 책을 한번 써보고 싶은 사람이고 이 책의 제목은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달콤했다.
장강명 작가님의 책 쓰는 노하우를 담은 에세이다. 책 쓰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들이 담긴 초반부를 지나면 에세이, 소설, 논픽션을 쓸 때 필요한 노하우들을 담아놓은 중반부가 나오고 마지막에는 퇴고와 피드백, 투고 요령 등이 담긴 글들이 나온다. 그 뒤에는 한 움큼 집어주는 덤처럼 칼럼 쓰는 법이나 글의 소재를 찾는 법 등이 담긴 부록까지 알차게 들어있다.
나는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 소설 쓰기에 대한 부분을 집중해서 읽었다. 꽤 직접적인 여러 가지 도움을 받았다. 소설을 쓸 때 개요를 짜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나 캐릭터가 욕망과 두려움을 가지게 만들라는 조언은 뜬구름 잡는 다른 작법서들의 조언보다는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특히 다짜고짜 시작해서 약간 이르다 싶을 때 마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무릎을 탁 쳤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읽었던 소설들 중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의 대부분은 다짜고짜 시작해서 여운이 남으며 끝났다. 어렴풋하게만 인지하고 있던 부분을 이 에세이가 정확히 꼬집어주었다.
나는 지방에 살고 있는 대학원생(그것도 공대다)이고 혼자서 소설 비슷한 글을 끄적거리곤 한다. 지금 다시 살펴보니 단행본 한 권 분량은 충분히 넘을 듯하다.(물론 대부분이 단편이라 통일된 주제로 한 책 안에 넣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글을 쓰고는 있지만 이게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맞는 길로 걸어가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불안하다.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소설이나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며 대부분이 공대생이다.(공대 대학원생의 한계다......) 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에 살면 소설 강좌라도 들어보고 합평 모임에라도 나가볼 텐데 지방에서는 그것도 쉽지 않다.
전문성을 가진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잘하고 있어, 이렇게 열심히 쓰면 돼 라고 말해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이 책을 사서 읽었다. 많은 도움이 되었고 조금의 위로도 받았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어쨌든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
책 속 한 문장
다짜고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