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살지는 않았다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
아무리 만져봐도
뼈다귀 밖에 없는 몸을 너에게 주면서
여름 한철 사랑하며 지냈다
내가 이젠 힘이 없어 너를 놓으려 한다
내가 그토록 의지하고 사랑했던 나무를 떠나
바람만 휑하니 불어 대는 도로에
나를 던지려 한다
나를 사랑했던 것들
내가 사랑했던 것들
모두 가슴에 묻고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가을날 저녁
그대를 떠나려 한다
'그대여 잘 있으라'
(2015년 10월)
▷淡香淡泊(담향담박)◁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는 세상 "맑고 산뜻하게! 욕심없고 깨끗하게" "그렇게 살고 싶고 또 살아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