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건강검진을 받으며
입에 무언지 모를 액체를 물고 있다
카메라 달린 호스가 목구멍 안으로 서서히 들어온다
숨이 막히고 기침이 난다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내 몸으로 쑥 들어올 때마다 반사적으로 반응한다
그렇게 잘 생긴 위사진을 찍으며 12월을 보낸다
세월이 간다는 것
우리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것
이제 서서히 고장 날 수 있다고
어딘가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이곳저곳 찌르고
구석구석 뒤집고 헤집어본다
내장이 훤히 들여다보이듯
내 마음의 욕심과 허영도 다 들키는 것 같아
간호사 눈을 피한다
삶이 건강하기를 소망한다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건강한 다리
보고 싶은 것 마음껏 볼 수 있는 밝은 눈
먹고 싶은 것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입
사랑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귀
나누고 베풀 수 있는 손
그리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건강한 마음 갖기를 기도한다
(정기건강검진을 마치고)
(2014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