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30일 그날의 아버지를 그리며
가슴에 담은 이야기는 가슴에 그대로 담아두고
입가엔 늘 미소만 흘렀습니다
아주 작은 마음의 한구석에 머물렀지만
많은 시간을 같이 할 수 있는 든든한 분이었습니다
나만을 바라보고 끝없이 몸부림치는 세상 속에서
고요한 바다도 되고
험난한 파도를 헤치는 돛단배 한 척도 되었습니다
멀리 있는 것 같지만 늘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분
한껏 푸르른 소나무를 만나듯 언제나 그 자리에
비, 눈, 바람, 모든 역경 이겨내고
화창한 봄날 여린 가지 펼쳐내는 분
그분이 있기에 세상은 행복하고 밝았습니다
툭툭 떨어지는 벌레 먹은 능금
그분은 가슴속 깊은 곳에
시리도록 저려오는 아픔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분은 늘 내 곁에 머물고 싶어 하지만
나도 그분 곁에서 머리를 기대고 삶의 휴식을 얻고 싶지만
그분은 가지의 잎들을 털어내고
겨울 속으로 겨울 속으로 떠나려 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그분이 오롯이 겨울을 지나 봄으로, 여름으로
내 곁에 다시 오기를 기다립니다
영원히 멀어지지 않기를 기도해 봅니다
아주 간절히......
# 아주 오래전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글입니다.
지금은 나의 마음속에 남아
못난 자식 가는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