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나뭇잎처럼 살아요
뿌리로 부터 부지런히 물을 모으고
온 몸으로 공기를 뿜어내며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도
이기적인 인간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우리 나뭇잎처럼 살아요
여름엔 시냇물처럼 살아요
이름도 없고 아는척 하는이 없어도
늘 그 자리에 있어 농부의 땀을 식혀주고
오가는 새들의 타는 목을 적셔주고
돌맹이 사이를 지나는 고기들의
삶터를 만들어 주는
우리 시냇물처럼 살아요
여름엔 옥수수처럼 살아요
갸냘픈 대궁에 무거운 옥수수 달고
여름 내내 빗줄기와 바람을 이기고
곧곧하게 서있다가
잠자리와 곤충들의 놀이터가 되고
무럭무럭 자라 토실토실 익어가는
우리 옥수수처럼 살아요
나뭇잎도 아니고
시냇물도 아니고
옥수수도 아닌
난 뭘까?
(2016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