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그림자

by 김남웅



사람들은 저마다 그림자 하나씩 안고 살아간다

나 보다 몇 발짝 앞서 길을 걷고

묵묵히 뒤따르며 나를 지켜주고

내가 싫어도 좋아도 변함없이 함께하며

내 옆에서 힘들어하는 나를 위로한다


햇살이 정수리에 비치면

자기 몸을 낮추어 겸손하고

해가 서산에 걸리

길게 몸집을 부풀려 나를 위로하고

흐린 날에는 자기를 숨겨 나를 빛나게 하고

공원 가로등 아래에 앉아 함께 꿈을 그


내가 어디를 가든 묵묵히 동행하고

나의 화려함 뒤에 흑백의 은은한 네가 있고

내가 입으로 말해도 너는 침묵으로 듣고 있으며

나의 행동의 결과가 너에게 반사되어

또 다른 내가 되어 나타나서 함께 살아간다


내가 있어야 너도 있고

빛이 있어야 너도 있고

네가 있는 곳에 나도 있고

네가 있는 곳에 빛도 있는

나의 화려함도 수묵화처럼 단순하게 하고

나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살아가는

그래서 참 고마운

네가 나의 그림자

나는 너의 또 다른 그림자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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