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비 오고 바람 부는

by 김남웅






멀리 남쪽에서 불어온 검은 바람

앞산의 나뭇잎을 몰아 산허리를 돌고

신작로를 내달아 가로수를 펄럭이며

담쟁이넝쿨 옭아맨 돌담을 휘몰아쳐서

상처로 녹이 슨 철대문에 부딪히고는

서럽게 소리 내어 운다


창문을 두드리며 거세게 내리는 장대비

양철지붕을 시끄럽게 걷고

처마 밑 풍경을 흔들어 깨우며

작은 화단 꽃망울, 작은 잎들을 쏟고

미나리 무성한 도랑을 건너서며

간절히 부르짖어 운다


부는 것은 바람인데 닿은 것은 고독이고

내리는 것은 비인데 젖은 것은 그리움이다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네가 없어 외롭고 쓸쓸한 날



IMG_4852.JPG
IMG_4810.JPG
IMG_4652.JPG
IMG_4685.JPG





(2016년 5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