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깊은 주름과 세월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이고
몸부림쳐 살아온 땀들이 얼룩으로 남는다
열심히 살면, 땀 흘리고 살면 다 될 것 같은데
숨 쉬고 꾸는 꿈마다 하늘을 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살아온 시간의 껍질들이 툭툭 떨어지고
상처마다 붉은 내장이 소리 내어 운다
눈보라가 달려들어 갈라진 피부마다
아물지 않은 미련이 녹으로 남는다
컨테이너 앞에 화분이 있다
씨앗이 바람소리에 싹을 틔우고
팔 뻗어 잎을 키워 꽃을 피운다
벌과 나비의 날갯짓에 화사한 꽃잎 피우고
하늘 보고 살아, 구름 이고 살아 생명을 이어 줄 것 같은데
기껏 달포 남짓 살다가 빗방울에 꽃잎을 쏟고는
먼산 노을이 겨울을 부르면
탈탈 털고 생을 마감한다
언젠가
살아있는 잎이 쓸쓸히 지고
반짝이던 삶에 녹이 슬면
우리 사는 세상도
그렇게 늙어가겠지
그렇게 사라지겠지
컨테이너 박스처럼 화초처럼
(2016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