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북풍 불듯
휑하게 뚫려 시리고 저린 날
마음이 아픈 날
간절한 마음으로
치료약을 만든다
슬픔이 짙어 기쁨을 넣고
절망에 닿아 희망을 넣는다
외로움 켜켜이 쌓여
사랑을 넣고
고독이 파도처럼 밀려와
웃음을 넣는다
햇빛 한 줌과 바람 한 웅큼
봄비 한 컵과 별빛 하나를 넣고
화사한 꽃잎과 치즈 케익 한 조각
상큼한 사과에 카페라떼 한잔을 넣는다
그대가 건넨 환한 미소와
내가 고이 숨겨놓은 마음 하나와
장미를 닮은 너의 얼굴과
그대를 만난 설렘을 넣는다
사랑으로 섞고 감사로 갈고
기쁨으로 말리고 나눔으로 포장해서
나부터 하나를 꿀꺽 삼키고
마음이 아픈이에게 나누어 준다
상처난 마음마다 새순이 돋고
화사한 꽃이 핀다
꽃이 핀 곳마다 나비가 날고
새들은 노래가 하늘에 울린다
치료약으로 내 마음은 나았지만
함께 나눈 이들의 마음은 낫지 않는다
슬픔도 절망도 그대로이고
외로움도 고독도 여전하다
그제서야 깨닫는다
내가 만든 마음 치료약은
나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자기 치료약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그날부터 꽃그림 편지지에
마음 치료약 비법을 적어서
사랑의 봉투에 넣고는
당신의 마음도 빨리 낫기를 바라며
오가는 사람에게 편지를 나눈다
(2017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