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여미고
두터운 외투를 입고
아직 이르지 못한 봄빛을 만나러
겨울빛 잠든 나무 사이를 걷는다
핏기 마른 나무 사이를 걷는다
아직 돌아서지 못한 겨울의 끝자락
잿빛 구름이 산허리를 감싸고
바람을 몰고 싸늘한 비를 쏟으면
아직 뿌리에 닿지 못한 봄은
마음 둘 곳 없이 시리고 외롭다
나무에게 봄은 어디쯤 왔을까
어두움에 외로운 뿌리를 지나고
색바랜 딱딱한 살갗을 지났을까
핏줄을 타고 줄기로 봄을 품고서
아직 몸 어딘가에 남은 겨울을
하늘로 밀어내고 있을까
햇살이 숲으로 스미는 아침
허리를 펴고
뒤꿈치를 세우고
팔을 들어올려
하늘을 향해 기도한다
따뜻한 남풍에 외투를 벗고
흔드는 가지마다 꽃송이 품었으면
나를 지나는 바람의 노래에
내미는 손마다 꽃송이 활짝 열렸으면
사랑하는 이들의 머리위에
하얀꽃 소리없이 내렸으면
나를 지나는 봄이
봄을 지나는 내가
나를 바라보는 그대가
화사한 꽃이었으면
포근한 사랑이었으면
좋 · 겠 · 다
(2017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