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내 마음도 피었다가

by 김남웅




거리를 걷다가

벚꽃나무 아래 발길을 접고

하늘에 하얗게 새겨진 너를 보는건

참 설레는 일이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니고

내가 그린 것도 아닌데

네 모습은 화사하고

네 빛은 은은하다


피어서 설레는 것이

어디 꽃 뿐이랴

내 텅빈 마음에도

그대의 꽃이 피어

화사한 봄날 이렇게 설레고 있으니


비를 맞다가

개나리 숲길에 시선을 두고

노랗게 쏟아진 너를 보는건

참 가슴 아픈 일이다


내가 불어 쏟은 꽃도 아닌데

내가 흔들어 떨어진 사랑도 아닌데

지는 꽃에 슬픔이 쌓이고

마른 꽃에 애달프다


져서 슬픈것이

어디 꽃 뿐이랴

하루에 하루를 더하여

노을에 긴그림자 드리우며

나의 젊음도 이렇게 지고 있으니


아침에 저녁을 더하여

피어난 꽃에 설레다가

오늘에 내일을 더하여

지는 꽃에 슬프다가


봄빛 내리는 창가에서

내 마음도 피었다가

내 마음도 지다가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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