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출근길 퇴근길

by 김남웅







더한 것도 없고

뺀 것도 없고

긴 것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닌데


출근길은 바위처럼 무겁고

퇴근길은 깃털처럼 가볍다


더 요란한 것도 없고

더 고요한 것도 없고

짙은 것도 아니고

옅은 것도 아닌데


출근길은 도시처럼 소란하고

퇴근길은 산골처럼 고요하다


구두가 걷는 소리도

자동차가 달리는 소리도

동산으로 다가오는 빛도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빛도

같은 소리이고

같은 빛인데

출근길은 겨울밤처럼 길고

퇴근길은 여름밤처럼 짧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는 출근길은

무겁고 길고 소란하고

사랑하는 이와 가까워 지는 퇴근길은

가볍고 짧고 고요하다


하루를 돌고 돌아

그대를 만나러 가는길

그대에게 다가가는길

그래서

퇴근길은 행복하다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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