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울릉도행 배를 타고 저동항에 닿다

울릉도, 내 마음을 물들이다.(2015년 8월)

by 김남웅


오전 9시 40분. 울릉도행 씨스타3호에 올랐다.

지금부터 8년 전 장인어른이 돌아가시던 날

태풍 때문에 그날 울릉도에 가지 못했다.

그 다음날 성난 파도를 헤치고 목까지 차오르는 멀미를 꼭꼭 눌러 참으며 파도가 일렁일 때마다 가슴도 철렁 내리는 뱃길을 갔었다.

내 좌석이 있는데도 마룻바닥에 누워 정신없이 신음하며 3시간을 달렸었다.


울릉도행 씨스타호 배안. 졸리지만 설렌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파도도 잔잔하다.
배는 육지처럼 조용하고 흔들림도 거의 없다.

햇빛이 바다에 닿아서 눈부시도록 반짝이고

육지를 떠나서 동으로 동으로 바다를 가른다.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

단체 여행객들.

설렘을 가지고 창밖의 풍경을 마음에 담는다.


저동항까지 약 180Km, 약 3시간 소요.
설렘에 유리창에 비치는 바다와 하늘을 보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쁨도 느끼다가

이내 짧은 잠에 빠진다.

망망대해를 달린다. 햇빛에 파도가 부서진다



망망대해 동쪽 바다를 달려 오후 1시경 저동항에 닿았다.

정수리를 달구는 뜨거운 햇살이 부서지는 항구에는

방금 배에서 내려서 캐리어를 끌거나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많은 사람들이 울릉도에 머무는 동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치유되어 가기를 바란다.


울릉도 저동항에 닿았다. 항구가 아름답다.


먼저 갈매기가 반긴다. 몇 마리 없다. 먹을게 부족한가 보다.



갈매기 끼룩대는 배에서 나와

짠내음이 풍기는 부두를 지나

오징어를 손질하는 아낙들의 고단한 삶이
층층이 쌓여있는 어판장을 지나
좁다란 도로를 따라 도열한 상점들을 지나
언덕길을 치달린다.


바다와 작은 건물들과 산들이 어울려서 아늑하고 포근한 저동항





해안의 경치도 바다의 푸르름도 훤히 내려다보이는
사동으로 가는 길은 참 예쁘다.

눈으로 담을 수 있는 최고의 경치이고

신이 우리에게 주신 감동이다.

이 언덕 아래 바닷가에 처가가 있다.

참 오랫만에 넘는 이 길에 왠지 모른 미안함이 몰려온다.


사동 고갯마루에서 바라 본 사동 해안가



[2015년 8월 1일 - 여행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