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斷想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남웅 Sep 11. 2017

밤이 어떻게 오는지 알아





                                                                                                                                                   

밤이 어떻게 오는지 알아

달빛의 노래를 들으며
별빛의 속삭임을 들으며
하루를 닫고 싶은 나무가
고이 잠들고 싶은 나무가

환한 하늘의 빛들을
잎으로 모으고 가지고 집어서
껍질 속에 감추면 밤이 되는 거야

그래서 나무가 많은 곳은
밤이 빨리 오는 거야

아침이 어떻게 오는 줄 알아

달도 잠들고
별도 잠든 새벽
새들의 노래를 듣고 싶고
안갯속을 걷고 싶은 나무

탱탱해진 껍질을 열고
빛들을 하나 둘 내려놓으면
새벽바람이 몰고 와서
조금씩 천천히 아침이 오는 거야

나무가 있어야 해
나무가 숨 쉬고 자라야 해
그래야 아침이었다가 저녁도 되고
하루에 하루가 쌓여
달이 가고 해가 가는 거야

하루하루 삶이 힘들 때
하루하루 좌절에 아플 때
빛이 빠져나간 자리에
힘들고 아픈 삶을 채워봐
그럼 평안과 쉼이 올 거야

매일매일 기쁘고 즐거울 때
매일매일 행복하고 즐거울 때
빛이 빠져나간 자리에
즐거움과 행복을 넣어봐
그럼 마음이 부자가 될 거야

내가 사랑하는 나무에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래
내가 사랑하는 나무에
좌절과 아픔이 없기를 바래

나무도 그것을 더 좋아할 거야










(2017년 8월)

매거진의 이전글 파란 하늘은 어디서 왔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