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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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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Mar 16. 2018

작은 꽃을 보았나요?





                                                                                         

산에 핀 제비꽃 보았나요

들에 핀 패랭이꽃 보았나요

파랗고 분홍의 얼굴로 웃고있는

작은 꽃을 보았나요


이렇게 작은 생명도

싹을 내고

잎을 키우고

알록달록 꽃 피워 봄을 알리는데


하루하루 그저 사느라

꽃이 피는지

꽃이 지는지

무관심으로 살지 않았나요


여름을 여는 매미소리

가을을 부르는 귀뚜라미 소리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는

작은 소리를 들었나요


이렇게 작은 곤충도

알을 깨고

허물을 벗고

하늘을 향해 노래하며 가을을 맞는데


하루하루 쫓기듯 사느라

매미가 우는지

귀뚜라미가 우는지

계절을 잊고 살지 않았나요


꽃이 피어야 봄은 오는데

귀뚜라미 울어야 가을 오는데

꽃없는 봄을 부르고

귀뚜라미 없는 가을을 부르느라

아프고 힘들게 살지는 않았나요


가던 길을 멈추고

꽃을 바라보세요

하던 일을 멈추고

작은 소리를 들어보세요


조금씩 쉬어가며

반박자씩 느리게

하루에 하루를 더하고

삶에 삶을 더하여


시들지 않는 반짝임으로

지치지 않는 물줄기로

그렇게 오늘을 살아요

그렇게 내일 또 살아요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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