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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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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Feb 13. 2020

한양도성길





의주에서 평양과 개성을 지나
한양에 이르는 마지막 관문에
한양도성이 있었다

지금이야 무악재를 넘으면
잠깐 다다를 한양이지만
옛날 호랑이가 살았다는
인왕산을 넘고 한양도성 지나야
다다를 수 있었다

밤에 오른 한양도성
성곽을 따라 오르는 길에
창 들고 지키던 문지기도 없고
봇짐을 지던 보부상도 없고
성곽을 따라 도시의 빛이 이어진다

성벽을 만들던 사람들과
성벽을 지키던 사람들과
성벽을 오르던 사람들과
성벽을 구경하러 온 내가
시간을 거슬러 닿은 한양도성길

이끼가 끼고
빗물에 바위가 패이고
소나무의 등이 굽어도
천년의 시간을 이어온

나와 나의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살았고
나와 나의 아들과
그 아들의 딸들이 살아갈
이곳은 한양도성길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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