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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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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Dec 09. 2019

북촌에서





수백년 삶을 지탱해온 한옥들과
저녁놀 따라 부르는 노래와
창호문 너머 들려오는 대화와
대문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담장 너머 골목에 쏟아지면
난 그것들을 가득 주머니에 채우고
어스름한 달빛을 따라 집으로 간다


집에 돌아와 주머니를 열어보니
눈물
웃음
죽음


미움
사랑
추위와 배고픔
기도
그리고 자녀들
 
즐겁고 행복하고
힘들고 지치고
살며 사랑하고
죽으며 그리워하고


예나 지금이나
오늘을 산다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다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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