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집에 가고 싶다

by 김남웅




이젠 집에 가고 싶다

매일 보는 게 지겹다던 마눌도
밤이 되어서야 잠깐 보는 아들도
집으로 가는 벚꽃나무 터널도
작지만 아기자기한 뒷산 맑은 공기도
문 열면 조잘대는 아이들의 웃음도
제법 나이가 먹어 자기몸 하나도 감당못하는

달구지도 보고 싶다

밥상 오랜 친구로 지낸 이빠진 국그릇도
못난 주인 만나 뒷굽이 닳도록 수고한 구두도
매일 쓰다듬으면 향기를 팍팍 내는 로즈마리도
염색물이 들어서 까뭇까뭇 변한 베개도
오래되어 누렇게 변한 벽지그립
보고 싶다

무악재역 앞 작은 커피가게도
일산 동국대 병원 앞 김치찌개 냄새도
집 문을 열면 높다란 산허리 보여주는 북한산도
회사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석양도
할머니들이 줄지어 산허리 도는 안산 전경도
늘 밝게 웃어주는 경비 아저씨 얼굴도 보고 싶다
그곳에 있고 싶다

멀리 떠나면
무의식으로 지낸 일상들이
정말 감사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나를 나답게 만들고
나를 위로하고 힘을 주는
나를 사랑하고 웃음 짓게 하는
아주 작지만 소중한 일상이
참 그립고 보고 싶다

교통체증에 소음과 공해,

어디를 가도 사람들로 몸살을 앓게 되는 서울

그 답답한 도시가 좋아지는 건 가족 때문이다

기다려
내일이다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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