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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웅 Mar 14. 2020

내 고향 안개가 내린 날에는

강원도 봉평 | 안개 | 2009. 11. 24










내 고향 안개가 내린 날에는

어머니가 트럭을 타고 배추를 심으러 가셨다

안개가 자욱한 길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돌아보지 못했다

멀리 장말거리를 지날 때 쯤

가려서 보이지 않는 그곳을 멍하니 바라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리고 아팠다


어머니가 그랬듯이 새벽안개 내리는 그 길을 걸어

나는 고향을 떠났다

먹고살기 위해 사람 냄새가 가득한

사람들의 신음이 귓가에 쟁쟁한 그곳으로 떠났다

어젯밤 어머니는 글썽거리는 눈물로

긴긴밤을 보냈고

나는 아직 땅거미가 내린 그 길을 따라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한참을 뒤따라오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안개에 가려진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얼마나 마음 한구석에 짐이 되셨을까

지나온 안개가 어젯밤 어머니의 눈물 같아서

한참을 울먹였다


고향에서 만난 안개는 서로에게 참 아팠다

아팠다는 표현보다는

그리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안개 너머로 보고 싶은 어머니가 있다



[2009. 11. 24. 강원도 봉평]



#봉평 #안개 #어머니 #고향 #사랑 #김남웅 #담향담박 #Bongpyeong #fog #mother #hometown #love #NamwoongKim




[Photo & Edit by 김남웅(Namwoong-Kim)]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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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y 이철희 - Like a movie]

Track : 눈솔의 음악공작소 - 꽃잎자국(Trace of Pe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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