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속에서도 생명을 키우나니
시린 바람에도
눈보라 속에서도
헐벗을 가지 속에서도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참고 견디는 것
생명을 품는것
그것이 겨울이다.
시린 고난에도
눈보라 역경에도
맨몸으로 세상에 던져져도
희망의 그날을 기다리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얼음 속으로 생명수가 흐른다
나무는 혈관마다 물이 흐르고
가지의 틈새마다 새싹이 나고
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곤충이며 동물들도 그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제주도에 유채꽃이 피었다 하고
구례에서는 산수유꽃이 피었다 하고
섬진강에서 매화가 피었다고 하기에
삼일절 아침 간단하게 배낭을 매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 인왕산
여기저기 봄이 왔다고 호들갑인데
인왕산은 어디에도 봄이 왔다는 흔적이 없다.
인왕산의 응달에는 녹지 않은 눈이 있고
작은 시내는 아직 얼어있다
속의 뜨거움은 감춘채
산은 아직도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있다.
나에게도 봄은 오지 않았다.
바람부는 벌판에 서서
찬바람을 온 몸으로 견디며
긴 산능선을 따라 봄을 향해 가고 있다.
등에 지고 있는 인생의 짐이며
손에 들고 있는 삶의 고난이며
발에 묶여 있는 마음의 고민들이
조금씩 깨어나는 봄과 함께
얼음이 녹아 사라지듯이
그렇게 진정한 삶의 봄이
그렇게 행복한 마음의 봄이
빨리 오기를 기도한다.
이 땅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때로는 가족과 생명을 희생하며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순국선열과
어려운 환경에서 자식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우리의 부모님
삼일절 인왕산에서 서서
내가 이곳에 서있기 까지
희생과 섬김으로 대한민국과
우리를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
그 희생이 대한민국의 꿈이고 미래라고
나는 믿고 있다.
(2008년 3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