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날
헛헛한 마음으로 나선 길
고랑이 파도처럼 출렁이는 밭가에
밀가루 뒤집어쓴 허수아비처럼
인적 없는 세상 떼지 못한 시선으로
무섭게 달려드는 칼바람을 맞는다
주름진 그 얼굴에 깊이 패인
당신의 사랑과 희생을 맞는다
하얗게 하얗게
내리고 쌓여서
내가 걸어온 길이 멀어지고
내가 살아온 흔적이 사라지면
유년시절로 돌아가
아릿 다운 어머니의 젖가슴에 안겨
그 그리운 얼굴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
그 그리운 향기를 오래오래 맡고 싶다
참 그립다
(2014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