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시인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이 밥처럼 물리지 않는 일이라지만
소 팔고 아쉽고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사람들과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를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어디선가 울고 싶은 사람들이
어둠이 허기같이 온몸으로 파고드는 저녁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를 먹고 싶다
내 마음 한구석에 텅 비어있는 채울 수 없는 허전함
내 흐린 기억 속에 머물러 있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리움
늙고 병들고 주름이 늘어 작고 초라해진 당신에 대한 안타까움
어쩌면 내가 먹고 싶은 것은 따뜻한 국수가 아니라
아주 어릴 적 코흘리개 시절에 안아주시던
아무리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질러도 감싸주시던
어머니의 사랑이리라
(2016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