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820일을 지나며
2014년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의 관매도 부근 해상에서 청해진해운이 운영하는 인천-제주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가 있었다.
탑승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아직 수습되지 못한 대한민국을 슬픔에 잠기게 한 사고로, 특히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의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이 컸기에 전 국민이 마음을 아프게 한 인간이 만든 참혹한 재앙이었다.
국민 모두가 내 자식의 아픔으로 여기고 슬퍼하고 애통해했었다.
지난 주말 광화문에 갔다가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농성장을 지나게 되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2년 하고 2개월이 흐른 지금, 6월 말로 종료되는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의 강제 종료를 저지하고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요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었다.
한 아이를 둔 부모의 슬픔이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세월호 사건에 대하여 원인을 밝혀야 하고, 책임자는 엄중 문책해야 하고, 재발이 되지 않도록 법제화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기에 같은 마음으로 농성장을 돌아보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광화문에서 만난 희생자 가족들과 농성 천막의 풍경이 머리에 맴돌았다.
그리고 정호승 시인의 '이별 노래'라는 시가 떠올랐다.
[이별 노래 - 정호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세월호를 따라 떠난 아이들아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주렴
우리가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너희들이 가는 길 우리가 먼저 가서
노을이 되어 지켜주고 바라볼 수 있을 텐데
옷깃을 여미고 어둠이 몰려올 때
우리가 너희들을 노래하는 별이 될 수 있을 텐데
얘들아 조금만 더 늦게 떠나가렴
우리가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꿈이길.
아주 아픈 꿈이길.
그 꿈이 깨고 나면
화사한 꽃으로
파란 나무로
초롱초롱 밤 별로
포근한 엄마의 품으로
따스한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 주기를
(2016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