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바이오메디 캠퍼스에서 글 쓰다
대학교 교정 소나무 아홉 그루
봄을 부르는 바람의 따스함을 느끼며
햇살이 들려주는 세레나데를 들으며
지나가는 새내기의 어색한 화장을 보다가
축 쳐진 4학년의 어깨를 보다가
재잘대며 웃어대는 행복한 미소를 보다가
평소 예쁘다던 영희의 민낯을 보다가
깐깐하기로 유명한 교수의 텅 빈 정수리를 보다가
벤치에 앉아 졸고 있는 남학생의 뒤통수를 보다가
따뜻한 햇살에 잠시 졸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에 마음 빼앗긴 남학생을 보다가
야구공을 던지며 놀고 있는 남학생을 보다가
팔짱을 끼고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을 보다가
인생처럼 쉽지 않은 농구 골대를 보다가
여학생 긴 그림자에 눈길을 빼앗기다가
길고 하얀 허벅지와 살색 스타킹을 보다가
담배연기 날리는 야외 휴게실 재떨이를 보다가
이제 막 꽃망울을 틔우는 민들레를 보다가
가끔 얼굴을 내미는 별들과 인사를 한다
밤이 깊도록 불 밝히는 도서관의 불빛을 보다가
식당 가득 여학생들의 깔깔대는 노래를 듣다가
연한 바람에 나풀거리는 원피스 옷자락을 보다가
허리가 굽을 정도로 무거운 가방을 보다가
짜장면을 싣고 날아가는 오토바이를 보다가
내가 짝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다가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눈을 피하다가
바람 불어 하늘거리는 그녀에게서 봄을 느낀다
교정의 아홉 그루 소나무가 만들어 내는 봄이
그 길을 걷는 아이들의 봄이
지금이 봄이길
내일이 봄이길
그렇게 봄으로 살기를
오늘 감사하길
내일 더 사랑하길
사랑에 사랑을 더하며 살기를
나와 너를 위한 간절한 기도가 되어
잎을 틔우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살아있는 꿈이 되기를
(2016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