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겪지 않았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사진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그림의 영역에 사진이 침범했던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혼란스럽겠죠. “사진은 예술인가?”가 당시에도 큰 화두였습니다. 1839년 사진술이 발명되었을 때 사진가는 고작 기술자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AI가 카피부터 예술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혼란스러울테고 다른 누군가는 경이로울 겁니다. 우리 인간은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 아니겠습니까.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시기라고 봅니다. 더더욱 AI에 휩쓸리지 않는 본인의 주체성이 확고해져야 하는 시대라고도 생각합니다.
당신에게(혹은 다른 카피라이터들에게) ‘AI’는 위협이 되나요? 혹은 적극 활용하거나 반기는 분들도 있을까요!
지면광고, TVC에 간간히 챗GPT로 쓴 카피가 보입니다. 또 현대백화점엔 AI 카피라이터가 광고 문구를 쓴다는 뉴스를 봤고요. SNS에서는 AI가 쓴 카피와 본인이 쓴 카피를 비교해 보고 어느 것이 광고 클릭률(CTR)이 높았는지 비교하는 콘텐츠도 봤습니다. 초기에는 이런 현황이 솔직히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서 AI 카피라이터로 대체하는 걸 트렌드로 여기지 않을까란 걱정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카피라이터는 광고 문구만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광고를 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타깃을 설득하는 일을 합니다. 여러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을 AI가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정해진 단어로도 다양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카피라이터에게는 필요했던 서비스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방' 등이나 소스 활용 등, 이에 관해 우려되는 도덕적 윤리적 문제의식이 있다면
제가 알기론 생성형 AI는 이미 공개가 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새로운 출력값을 생성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엔 수많은 오류들도 내포하는 건 당연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결과물을 우리 스스로 필터링하지 못한다면 윤리적이지 못한 상황도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인간만이 하는 예술이 예술일까요? AI와 창작은 공존 가능할지
예술이 오직 인간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남아공에서는 피그파소라는 돼지 화가가 그린 그림이 200만 원에 판매가 됐다고 하죠. 심지어 자연이 만든 동굴도 우린 예술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AI가 그린 그림도 예술이 아닐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전 AI와 창작은 공존 가능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적어도 3년 전까지는 AI가 은유성을 캐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었는데 지금도 은유성이 깃든 문장을 AI가 창작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우리가 은유성에 접근하기 위한 발판의 역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AI를 활용해 문장을 창작하는 행위는 이미 공존을 하고 있는 단계라 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