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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경희 Feb 17. 2020

나바나노 사토-빛의 축제 속으로

일본 소도시 17 - 빗속의 일루미네이션

지난해 2월. 겨울이 끝날 무렵 주부 국제공항에서 특급 뮤 스카이를 타고 나고야 역에 도착했다. 오른쪽에  위치한 메이테쯔나고야 버스터미널 가는 중간에 거대한 나나 짱이 버티고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키 큰 인형상품을 광고하는 재미난 마케팅 전략이다. 비가 조금씩 내리지만 일단 나바나노 사토로 고고싱. 서서히 주변이 어두워지고 가로등 불이 켜진다. 1시간 정도 지나니 일루미네이션 축제장 입구이다. 입장료 2.300엔을 지불하자  500엔 바우처 2장을 준다.  베고니아 정원 관람  혹은 레스토랑 이용이 가능하다. 


나바나노사토 빛 축제장 입구


안으로 들어서니 20주년 Japan이라는 기념물이 서 있다.  벌써 5시 10분이 지나, 꽃 모양의 전구에 이미 점등이 되고 있다.  이 곳은 밤에 와야 빛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일루미네이션 축제라고 한다. 우산 쓰고 들어가는 데 오히려 색감이 진하게 느껴진다. 비가 내리는 데도 사람들이  모여든다.


나바나노사토 빛의 축제 꽃밭


어떤 면에서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차분하게 빛 축제를 볼 수 있다고 위로한다. 건물과 나무와 수면에 비치는 자잘한 전구들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며 지나간다. 수 만 그루의 꽃과 나무가 심어진 정원이 밤이 되면 빛을 밝히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화려한 불빛들은 제 스스로 빛나지만 호수에 반사되어 더욱 곱다.


나바나노사토 정원의 조명 모습


바우처를 들고 베고니아 정원에 들어갔다. 벽면은 꽃으로 가득 차 있다. 곱디 고운 색색의 꽃들이 환하게 웃는다. 우중의 방문이라고 더 진한 빛으로 따뜻하게 반긴다. 베고니아 꽃들이 이렇게 여러 가지인 줄 몰랐다. 튤립을 비롯, 다양한 꽃들이 함께 전시 중이다. 곳곳에 예쁜 소품들이 놓여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스폿이 많다. 특히, 거대한 원형 수반에 띄워 놓은 꽃잎들이 신선함을 더한다. 꽃들을 반영하는 그림자 효과 아이디어를 넘어 수분 제공의 기능도 있는 듯하다.


베고니아 정원의 내부 모습


200미터 길이에 만 개의  전구를 채운 빛의 터널을 지나니 음악소리가 두둥둥 크게 울린다. 노란 빛깔의 터널로 들어가, 전망대 2층으로 올라가니 전면에 거대한 화면이 펼쳐진다.  JAPAN 일본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역동적인 장면들,  거대한 음악소리에 맞춰 생생하게 움직인다.


200미터 이어진 빛의 터널
거대한 규모로 보여주는 빛 축제


후지산의 4계와 명승지, 파란색을 입은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일상이나 풍경을 담은 목판화 ‘우키요에’, 지금도 사랑받는 옛날이야기 등이 거대한 음악과 함께 대형 화면으로 다가온다.  주제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야외에 만들어진 규모에 놀랐다. 빗 속에도 쉬지 않고 울려 퍼진다. 한쪽에는 후지 아일랜드, 움직이는 전망대가 보이지만 밤이라 패스. 나올 때는 자주 빛깔 꽃 색의 터널이다. 호수에 비친 연못 이름도, 나무들도  어둠 속에 빛나고 있다.


후지산의 모습을 담은  빛


나오는 길에 나바나노 사토 온천에 들렀다. 안내판에 적힌 팻말은 빗 속에 걸어오는 나를 부르는 손짓이다. 내부에 노천 온천 탕이 4개 있는데 성분들도 다르다, 욕조들은 깨끗하고, 수질이 아주 부드러웠다. 요금은 1,500엔, 온천욕 기본 물품이 구비되어 있고, 조용하며 한산하다. 근처에 무료 족욕하는 곳도 있다.   따뜻한 곳에서 쉬다 보면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


나바나노사토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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