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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경희 Feb 20. 2020

나고야-'brother Earth' 과학관

일본 소도시 16 - '금요행동'으로 평화를 지키는 나고야 소송지원회

일본 3대 도시는 도쿄, 오사카 그리고  두 도시의 중간 이세만에 위치한  나고야. 인구 220만 정도의 나고야는 아이치현 현청소재지로 도요타 자동차 본사가 있는 곳이다. 또한 연간 2,300만이 찾는 관광도시이며 국제무역 항구이다. 도요타박물관에 연간 500만 이상 관람객이 찾아온다.  


나고야 시 모습

 

 나고야 소송 지원회가 근로정신대 동원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금요행동’ 2.17일 현재 500회, 10년이 지났다. 일제강점기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된 강제노역 피해자와 유족 8명이 1999. 3. 1.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 상대로 나고야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항소심도 패소하게 된다. 이에 자발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나고야 소송 지원회 결성, 도쿄에서 미쯔비시 사장단 회의가 있는 금요일에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을 상대로  '금요행동' 시위를 하고 있다.  차가운 일본 국민들의 시선과 1회  왕복 25만 원 교통비를 감수하며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평화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에게 국경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포토뉴스 -나고야 소송지원회 금요행동(00일보)


나고야는 2차 세계 대전 때 항공기 산업, 현재도 기계, 항공 우주, 로봇산업의 중심 지역이다.  나고야 대학 출신 및 교수 중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은 6명이라 한다. 도시는 역사적, 인문학적 기반 위에 진화한다. 기반이 갖춰진 후 스스로 성장하게 마련이다. 나고야는 그렇게 발전하여 우주로 나아가는 중이다. 


나고야 메이 에키 야경


나고야역 부근은 고층 빌딩과 사람들로 붐빈다. 메이에키라 불리는 번화가의 미들랜드 스퀘어는  나고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44층 부터 46층까지 스카이전망대. 4면 모두 유리로. 서서히 검붉어지는 창 너머  세상이 점점 어두워진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한 바퀴 빙 돌아 관람하니 멀리, 가까이 저 아래도 다 보인다. 외관 디자인이 약간 비틀린 모드 학원의 스파이럴 타워 건축눈에 띈다. 높은 곳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권력이라고 할 만큼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힘을 갖는다. 그래서 도시들은 저마다의 상징적인 타워를 갖나 보다. 

  .

나고야 오아시스  21의 야경


그야말로 도시의 오아시스! 물과 빛으로 구성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나고야 오아시스 21은 2002년에 사카에 지역에 탄생한 복합 시설. '물의 우주선'이라고 불리며, 공중에 떠 있는 커다란 유리 지붕이 상징적이다. 그 유리 지붕 위에는 아름다운 파도 모양을 그리며 물이 흐르고 있다. 지상 14미터, 주위를 둘러싼 약 200m의 공중회랑에서 화려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TV 송수신 타워 불빛이 깜빡거리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둥근 관람차가 어둠을 밝히며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나고야 시티 아트 뮤지엄 앞 시라가와공원


후시미 역에서 시라카와 공원 가는 길, 나고야 시티 아트 뮤지엄이 있다. 공원의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다. 도쿄 국립 신미술관을 건축한 기쇼  구로가와가 지었고, 1987년 개관했다. 모딜리아니, 샤갈 등 대가의 그림만으로 2,000여 점이다. 티켓에는 모딜리아니의 머리를 딴 소녀가 인쇄되어있다. 미술관 정원에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황금을 지키는 용,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이 서 있고, 조나단 보르프스키의 망치를 든 남자가 1층에서 반긴다.  


알바 알토의 전시회


 특별전으로 자연을 닮은 디자인 건축가 알바 알토의 전시가 열렸다. 규모는 작지만 내용이 알차서 관람 만족도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알바 알토의 글과 습작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알바 알토는 헬싱키 공대 건축과를 졸업하고 30세  젊은 나이로 핀란드 설계대회 수석을 차지한 북유럽 최고의 건축 디자이너. 파리 만국박람회 핀란드관을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목재 커브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 그는  대칭 디자인에 대항하여 자유롭게 흐르는 곡선을 사용했다. 핀란드 해안선과 지형의 윤곽을 묘사한 자연주의 건축 디자이너라 한다.

 

 미술관 북쪽,  실제  크기의 로켓 실물이 옆으로 누워있다. 과학의 메카 나고야 과학관이다.


나고야 과학관


 벽면에 나무들이 심어진 두 건물 사이로 둥근 천체관이 통로로 이어졌다. 마스코트 'brother Earth'. 세계 최대 규모의 플라네타륨이 설치된 곳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가 있다. 천문관, 생명관, 이공관으로 되어 있으며 아래쪽은 사람들의 통행이 자유롭다. 과학관 내부에 들어가면 원소 주기표,  공룡 모형도 전시되어있다. 유충을 관찰할 수 있으며, 지진체험 모형도 있다. 또한 로켓과 우주 정거장 부품을 구경할 수 있다. 영하 30도의 ‘북극실’과 오로라를 감상하거나 높이 8m의 인공 토네이도를 볼 수 있다.  

나고야가 속한 아이치 현은 일본에서 항공우주 기술 및 제조업이 가장 발달한 곳. ISS(국제 우주 정거장)의 일부와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은 아이치 현에서 만들어졌다.  과학의 대표 도시라 할만하다. 우리나라 대전이랄까!

 

오스칸논 쎄스분 콩뿌리기


과학관과 미술관을 둘러보고 오스칸논을 찾았다. 일본의 신을 모시는 사원으로 기도하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아지 두 마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온 주민도 있다. 우리가 찾아간 날이 바로 '세쓰분'. 계절이 나뉘는 시기로 겨울과 봄 사이를 가리킨다. 이 시기에는 악귀를 쫓기 위해 콩을 뿌리는 행사가 열린다. 오스칸논에서 ‘요이요이’를 외치며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하려고 줄지어 서 있었다. 위에서 뿌려주는 볶은 콩을 받으려  이리저리 손을 뻗고  참여하니 재미있다. 이곳은 근처 아케이드 상점가 오스 시장과 더불어 나고야 여행객들이 거의 들리는 명소이다.  
 

나고야 성과 지붕 위  사치호코


지하철 시청역 7번 출구에서 3분 정도 따라가면 나고야 성 입구로 들어가게 된다.  나고야성은 오사카성, 구마모토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이다.  오다 노부나가의 전국 통일 거점으로 축성 시기는 모모야마 시대, 오다 노부나가 전국 통일부터  임진왜란까지 40년 정도 시대를 말한다.  쇼군이 강조되고, 장대함과 호방함이 추구되며, 진한 채색과 금박을 사용하는 특징이 있다.


  나고야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아들 요시나오의 거처로 1610년부터 지은 성이다. 성곽 건축 전성기의 정수로 꼽힌다.  성을 지키는 용마루 금빛 상상의 동물 사치호코는 머리는 호랑이, 등에 가시가 돋친 물고기가 곤두선 모양 장식물이다. 특이하다. 또한 나고야 오모테나시 무장대가 매일 성문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며, 연무를 보여준다. 10월 축제 때 나고야 성이 무료로 개방되고,   오다 노브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3인을  600여 명이 행렬하는데 호화 찬란하다고 한다. 4월에는 벚꽃 꽃향기 즐기는 하나미가  유명하고, 대표 음식으로는 미소 카츠 된장 돈가스, 닭날개 튀김, 장어덮밥 히츠마부시 등이 유명하다. 장어덮밥은 처음에 그냥 먹다가 파와 고추냉이 양념을 얹어서 먹다 따뜻한 물을 부어 양념을 추가해 먹는다. 단순한 장어 덮밥이지만 다양하게 맛보게 하는 방식의 서비스는 괜찮은 듯하다.

 

나고야의 유명한 음식들


일본 중부지방 심장부 나고야 시청도 근사한 외관을 자랑한다. 나고야 시청은 우리나라 구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설계한 히라바야시 킹코가 설계했다고 한다. 쇼와 천왕의 즉위를 기념하여 왕관 스타일의 지붕을 올린 게 특징이다. 나고야 시청 옆 나고야 성의 외관을 단순화한 듯한 건물은 아이치현청. 스타벅스에서 따끈한 커피 마시고 나고야 이미지가 담겨있는 텀블러를 기념품으로 구입.


나고야 시청과 아이치  현청 건물


  공항 가는 길에 도자기 명소를 가볼 수 있다. 식기 노리타케를 만들던 공장이 정원을 갖춘 아웃렛으로 변신한 노리다케 숲. 분수정원과 더불어 설치작품, 나무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식기 마니아들은 멋진 작품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고양이 마을 도코나메.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은  도자기 마을알려져 있다. 도자기로 만든 고양이가 재미있게 붙어있는 도자기 벽화를 따라 가면 큰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도자기센터를 들러 구경하고 마을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곳곳에 재미난 도자기들이 숨어있다. 시간 여유 있으면 한번쯤 볼만하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도코나메 벽면
도코나메 집 만한 크기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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