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산신령이 통화 중입니다

현대판 '금도끼 은도끼'

by 날아라후니쌤

출근길 운전을 하고 있었다. 장맛비에 자욱한 안개를 바라보며 '금도끼 은도끼'이야기가 생각났다. 나무꾼이 우물 안에 도끼를 빠뜨렸고 산신령이 나타나 금도끼와 은도끼를 주었다는 이야기이다. 정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요즘은 어느 곳이든 불편사항이 있거나 A/S 요청을 할 때 키오스크나 챗봇등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로 응대하는 경우는 ARS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한다. 현대판 '금도끼 은도끼'는 '모든 산신령이 통화 중이라 연결이 어렵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월에 학교를 이동하면서 차량을 이용한 출퇴근을 하고 있다. 40분여 걸린다. 아침에 나오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도 하고, 국도를 이용하기도 한다. 고속도로는 이용료를 지출하지만 빠르고 쉽게 도착한다. 국도를 이용하는 경우는 이용료의 추가지출은 없지만 산을 오르락내리락하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린다. 물론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을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오늘은 출근길에 일찍 나왔다. 일찍 나오면 보통 국도를 이용한다. 장맛비가 많이 내려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출근했다. 많은 비로 인하여 안개가 자욱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안개를 보며 천천히 운행했다. 지금의 학교현실이 이런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공교육이 무너져있다. 교권의 강화를 위한 각종 제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책에 반영되어 실행되려면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의 민원을 응대하는 지원팀을 만들기로 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누가 어떤 일에 관한 응대를 할 것이며, 그 내용에 관하여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 모든 사안은 당사자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어떤 방식으로 해당 내용을 풀어갈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학교현장의 혼란스러움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나만 아니면 돼'식의 행정과 제안은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킬 뿐이다. 필요하다면 관련한 연수도 적극적으로 들어둘 필요도 있다.




교사는 생활지도와 교과지도를 담당하는 직업이다. 학교에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것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하나 체크해보아야 할 것은 교사의 본분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권리를 찾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행동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하나의 조각을 맞춰나가려 한다.


< 결론 >

참. 아까 통화한 사람인데요.

금도끼나 은도끼는 필요 없고요.

우물에 빠진 제 도끼를 찾으시면 택배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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