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소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다. 교원의 정원은 매원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교원의 정원은 학생수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부지역에서는 특성화고의 교원 정원부터 줄이고 있다. 특성화고로 진학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다른 고등학교의 정원은 거의 그대로 두고 있어 생기는 문제다. 고등학교별 정원이 같은 비율로 줄어들면 특성화고로 편중되어 정원이 줄어들지는 않을 텐데 조금 더 신경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2학기가 시작되고 이 시점에는 고등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을까? 맞다. 바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학교의 내년 학생수를 예측하고 교원의 정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교육과정에 따른 학생들의 수업과목과 교원의 과목별 수업시수를 계산하고 관련한 절차를 진행한다. 교원의 정원감이 이루어지는 경우 어떠한 과목을 감할 것인지도 함께 결정한다.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정원감으로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나도 올해 3월에 같은 이유로 이동해 왔으니 뭐라 할 말은 없다.
초등학교는 담임교사가 대부분의 과목을 맡게 되고, 일부교과만 전담교사가 진행을 하게 된다. 정원감을 어느 과목으로 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은 중고등학교에만 있다고 보면 된다. 각 과목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작업은 눈물겹다. 밥그릇싸움이라 칭하는 분들도 있다. 자신의 과목을 한 자리라도 지키려고 하는 게 사람이다. 내가 일할자리까지 내주면서 일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서로의 불필요한 완력싸움과 감정싸움도 있다.
학교의 본질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학교는 학생들이 공부를 하기 위한 공간이다.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교사가 있다. 교사는 학부모와 협조하여 학생을 바른 길로 이끌고 잘 가르치면 된다. 혹시 학교에 정원감이 내려왔다면 잠시 나의 이득 따위는 내려놓자. 학생이 다양한 교과를 선택하여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면 된다. 가장 합리적이다.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결정해야 한다. 조금 마음 아픈 일이 있더라도 조금 양보해야 한다. 크게 생각하고 한 발 뒤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사로 근무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기이다. 교직탈출은 지능순이라고 한다. 학교현장에 여전히 남아있는 50여만 명의 교원이 있다. 서로 보듬어줄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도와주자. 학생수의 감소로 인한 여러 가지 구조조정은 필요하다. 학생들을 위한 결정을 해야 뒤 탈이 없다. 순간을 모면하려고 잠시 결정을 보류하면 안 된다. 현재 해야 할 일을 미래로 미루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교육을 위한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