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田園日記)
'전원일기'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 동안 방영된 장수 드라마다. 최불암, 김혜자 등등의 유명배우들이 함께 시골풍경을 그렸다. 양촌리의 김 회장 댁을 중심으로 한 가족드라마 이기도 하다.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가부장적인 요소들도 느껴진다. 사회가 변하고 역사가 바뀌면 그 당시의 시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당시에는 가족의 역할도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역할은 이래야 한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해 주었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도 비슷한 콘셉트로 사랑받았던 드라마다.
최근에는 전원일기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다시모였다. '회장님네 사람들'이라고 하는 예능을 진행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다른 드라마의 출연진들도 함께 출연하기도 한다. 지금 자라는 세대는 전원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시골 생활이 낯설기도 하지만 신선하기도 하다. 기성세대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전 세대가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최근 드라마를 보면 가족 간의 역할에 관한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친구 같은 이미지의 가족들이 있다. 친구 같은 이미지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성별이 다르고 역할이 다르면 할 수 있는 일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도 다르다. 아버지가 해야 할 일, 어머니가 해야 할 일에는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가족 간의 역할에 관한 구분이 애매모호해진 경향도 있다.
가족 간 역할을 정해두고 이렇게 하자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현대사회는 가족이 해체되고 1인가구가 늘어났다. 현대적인 가족의 역할을 제시해 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아날로그 시대의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에 TV앞에 둘러앉아 드라마를 보았다.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할 소재로 드라마만 한 것이 없었다. 자신의 생각을 주고받았다.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 진정한 소통이다. 이때 자연스럽게 가족의 역할도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아이들과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고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시대가 바뀌더라도 전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의 꼰대문화가 아니어야 한다. 세대 간 감성을 공유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디지털 세대들의 입장에서도 수용적이어야 한다. 시대가 변화하면 생각도 변화해야 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간 세대는 약간의 버퍼링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 결론 >
한 때 유행했던 최불암시리즈가 있다.
문제) 불암산에 오를 때 꼭 가져가야 하는 것은?
정답) 파~~~~(웃음)